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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스태그플레이션에 대응하라

  • 첨부파일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자 2023/11/10


  • 오르막의 연속이다. 다 올라온 줄 알았는데 또 오르막이다. 한국 경제는 2023년에도 녹록지 않았는데 2024년에는 ‘지칠 대로 지치는 경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투자도, 가계의 소비도 억누르는 악조건인 고물가-고금리-저성장이 장기화하는 때문이다. 2024년 경제를 들여다보고 대응책을 고민해 볼 시점이다.


    시대를 결정짓는 변수가 있다. 2020년의 변수가 코로나19였고 2021년의 변수는 백신 보급이었다. 2022년의 변수는 전쟁이었다. 전쟁의 지속 혹은 확전 여부에 따라 경제가 결정되듯 했다. 실제 2022년 국내외 경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국면이었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경제의 흐름을 송두리째 뒤바꿔 놓았다. 
    2023~2024년의 변수는 인플레이션이다. 인플레이션의 정도에 따라 각국의 통화 정책 기조가 달라진다. 즉 인플레이션 위협이 해소될 것인지에 따라 각국 중앙 은행은 기준 금리 인상, 동결, 인하의 속도와 정도를 결정할 것이고 이에 따라 2024년 경제의 시나리오가 짜일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 한국 경제 전망은 3가지 시나리오를 전제로 할 것이다. 인플레이션 위협이 연내 해소되는지 혹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다시 고조되는지 등에 따라서 낙관적 혹은 비관적 전망이 갈릴 것이다.
    2024년 한국 경제 전망 3가지 시나리오
    ‘시나리오1’은 가장 낙관적인 상황을 전제한다. 물가 상승률이 빠르게 둔화해 2024년 상반기 안에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기준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할 경우로 가정한다. 글로벌 물가가 빠른 속도로 안정화되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벌여 왔던 세계 주요국들의 통화 정책 기조가 급격히 전환될 것이다. 물가 안정이 과제이던 경제에서 경기 부양이라는 과제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억눌린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기준 금리를 인하하는 등의 움직임이 일 것이다. 공격적 투자 성향이 집중되면서 주식과 부동산 시장으로 돈이 이동함에 따라 자산 가치가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 
    기업의 신규 투자와 가계의 소비가 증가하고 대외 경제가 빠른 속도로 안정화하면서 수출 경기도 호조세로 전환할 것이다. 2024년 한국 경제는 2.1% 성장하며 잠재 성장률 수준을 지켜 낼 것으로 전망한다.
    ‘시나리오2’는 중립적인 가정을 전제로 한다. 2024년 물가 상승률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횡보하는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즉 끈적끈적한 고물가(Sticky Inflation)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한 번 오른 가격이 내려가기는 쉽지 않은 성격이 있고 임금과 공공 요금도 지속해 오르면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 물가 2%까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국제 유가 상승이나 기후 문제에 따른 식료품 가격 상승세가 물가를 자극한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함에 따라 세계 주요국들은 상당 기간 긴축적 통화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2024년 하반기에나 1~2차례 기준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고 여전히 제약적인 금리가 될 것이다. 고물가와 고금리의 압박은 한국 경제를 저성장 고착화로 몰아넣을 것으로 판단된다. 
    2024년 한국 경제는 1.7%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2023년 극심한 경기 침체에 따른 기저 효과가 작용해 ‘숫자상으로’ 반등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 뿐 체감 경기는 2022년보다도 못하다. 
    ‘시나리오3’은 가장 비관적인 상황을 전제한다.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조되는 일을 상정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상당한 수준으로 나타나거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후 재건 사업이 활발히 일어나게 되면 원자재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됨에 따라 국제 유가가 급등할 수 있고 슈퍼 엘니뇨에 따라 식료품 가격도 덩달아 급등할 수 있다. 미국을 시작으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이 세계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게 될 경우 높은 임금 상승률이 반영되어 근원 물가가 다시 상승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 위협이 다시 고조됨에 따라 주요국들이 기준 금리를 추가 인상하게 된다. 미국의 금융 시장 불안과 중국발 부동산 사태가 재점화할 경우 자본 시장은 상당한 혼란이 제기될 것이다. 기업들은 허리띠를 졸라매며 투자를 두려워하고 가계의 소비 심리는 더 얼어붙는다. 
    2024년 한국 경제는 2023년 상황보다 더 악화하고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경제는 1.3% 수준으로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2024년 경제가 경제 위기 수준은 아니지만 1997년 IMF 외환 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2020년 팬데믹 경제 위기 상황을 제외하면 가장 안 좋은 경제가 될 것이다.





    2024년 부문별 한국 경제 전망
    2024년 한국 경제가 부문별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주목할 만하다. 경제를 구성하는 주요 부문인 소비, 투자, 수출에 걸쳐 고물가-고금리의 하방 압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부문별로 상세히 들여다보자. 부문별 전망치는 시나리오2를 전제로 한다.


    소비

    2024년에도 민간 소비는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되니 고용 시장마저 부진하고 가계의 소득이 늘어날 수 없다. 인플레이션이 지속하니 실질 소득이 줄어들고 소비 여력은 쪼그라든다. 
    고금리에 이자 지급액이 늘어나 가처분 소득이 감소하고 물가는 여전히 비싸니 소비하기가 부담스럽기만 하다.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둔화한 소비가 뚜렷하게 개선될 여건이 많지 않다.


    투자

    2024년 투자가 뚜렷하게 개선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먼저 2024년 건설 투자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2~2023년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어 건설사들의 인허가 건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2023년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해 건설사들의 기대감이 나타나겠지만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금융 부실의 여파로 자금 마련이 쉽지 않아 건설 투자가 단행되기 어려울 것이다. 
    다만 공공 부문의 인프라 건설 투자를 중심으로 마이너스를 상쇄할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적극적인 공급 대책으로 신도시 및 택지 개발의 효과가 2024년 하반기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 투자도 마찬가지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저성장 흐름이 전개됨에 따라 기업가정신이 긍정적으로 발휘되거나 신규 투자 열기가 살아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대내외 경제 여건에 불확실성이 가득해 신사업에 진출하거나 적극적으로 신제품 출시를 추진하기가 부담스럽다. 
    더욱이 정부의 R&D 예산도 규모가 줄어듦에 따라 매칭 방식으로 투입되는 기업의 예산도 확대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설비 투자는 2023년 마이너스(-3.0%)를 기록한 기저 효과에 따라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

    2024년 수출은 개선세가 나타날 전망이다.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과 같은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교역을 확대해 나감에 따라 2023년에 비해 수출이 회복될 것으로 분석된다. 2022~2023년에는 중국의 2차 팬데믹과 셧다운에 따른 영향으로 대중국 수출이 많이 감소했으나 2024년에는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미약하게나마 나타나 대중 수출이 다소 회복될 전망이다. 
    한국의 수출은 글로벌 교역량의 흐름과 동행해서 움직인다. 2023년 4월 WTO는 세계 상품 교역량이 2021년 9.4% 증가한 데 이어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2.7%, 1.7% 수준으로 증가세가 둔화하다가 2024년 3.2%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3년 7월 IMF도 세계 교역량이 2022년 5.2%, 2023년 2.0%로 둔화하다가 2024년 3.7%로 반등하는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2023년 6월 세계은행(WB)도 세계 교역량이 2021년 11.0%에서 2022년 6.0%, 2023년 1.7%로 점차 둔화하다가 2024년과 2025년 각각 2.8%, 3.0%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3년 9월 미국 에너지 정보청(EIA)은 국제 유가가 2022년의 고점에서 2023년 완만하게 하락하다가 2024년에 완만한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으며 교역량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주요 원자재 가격도 소폭 상승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024년, 수용 아닌 변화가 필요하다
    “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수 없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말이다. 강물은 계속 흐르고 있으니 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수는 없는 일이고 설사 강물이 흐르지 않을지라도 다시 들어간 나는 이미 변화했기 때문에 같은 강물에는 두 번 들어갈 수 없다. 이를 설명한 ‘판타 레이(Panta Rhei)’는 변화한다는 사실을 제외하고는 세상의 모든 것이 변화함을 강조한 그의 대표적인 사상이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움직이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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