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해 전만 해도 ‘욜로(YOLO)’ 또는 ‘플렉스(FLEX)’처럼 순간을 즐기기 위해 돈을 쓰며 과시하는 키워드가 유행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제는 ‘소비’ 또는 ‘과시’가 떠난 자리를 ‘효율성’이라는 단어가 대체하고 있다. ‘무지출 챌린지’와 카카오톡 ‘거지방’이 대표적이다. MZ세대는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공유하고 있다.
언론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고공 행진하는 물가에 대한 보도들이 나온다. 실제로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 물가가 상승했을 뿐 아니라 다양한 데이터들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로 인해 대부분의 가계들은 소비력이 자연스럽게 또한 빠르게 감소 중이다.
무지출 챌린지
한 푼도 쓰지 않고 며칠을 살 수 있을까2022년에 처음으로 등장한 ‘무지출 챌린지’는 이런 팍팍한 현실을 대변한다. 지금도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 중인 진행형 트렌드인 무지출 챌린지는 일주일에 며칠간 무지출, 즉 소비를 하지 않음에 성공했는지를 각자 SNS에 인증하는 것이다.
챌린지 참가자는 자신의 가계부 앱을 인스타그램에 인증하기도 하고 도전 과정을 유튜브에 브이로그 형식으로 업로드하기도 한다. 식비를 줄이기 위해 도시락 싸기 혹은 하루에 한 끼만 먹기 등 다양한 형태로 지출을 줄이고 그 과정을 인증한다.
한동안 SNS 챌린지는 아이돌의 댄스를 따라 추는 ‘놀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제는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수단으로서 챌린지를 활용하는 것으로 인식과 방식이 전환된 듯하다. 즉 무지출 챌린지는 챌린지를 통해 자신의 소비 패턴을 깨닫고 어떻게 해야 돈을 모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체를 놀이 또는 생존 방식으로 여기는 것이다.
앱테크
티끌 모아 태산‘앱테크’란 보상형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포인트를 모아 현금화하거나 모바일 상품권을 교환하는 것을 말한다. 다른 말로 ‘디지털 폐지 줍기’라고도 불리는데 폐지를 줍는 것처럼 앱을 통해서 소액의 금액을 모으는 데서 유래한 명칭이다. 앱을 통해 광고를 시청하거나 퀴즈, 앱 다운로드 등을 통해 포인트를 모아서 현금화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토스다. 2023년 3월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일 점심시간, 서울시립미술관 광장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바로 ‘함께 토스 켜고 포인트 받기’ 이벤트 때문이었다.
토스 앱을 켜고 전체 메뉴에서 ‘함께 토스 켜고 포인트 받기’를 클릭한 후 블루투스를 활성화하면 주변에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아이콘으로 나타나고 아이콘을 클릭하면 포인트를 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이벤트를 통해 이 서비스는 두 달 만에 누적 이용자 수 270만 명을 기록했다. 토스는 뿐만 아니라 만보기, 미션, 행운 복권, 퀴즈, 광고 등으로 현금화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 중이다.
카카오톡 거지방
가난은 부끄러운 게 아니야카카오톡 ‘거지방’은 소비를 절약하는 습관을 위해 자신들의 소비 행태를 공유하는 공간이다. 이 역시도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거지방’이라고 검색하면 실제로 수많은 오픈채팅방이 검색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오픈채팅에서 익명의 사람들은 지출 내역을 서로 빠짐없이 공유한다. 각 방은 저마다 다른 규칙을 갖고 있으며 대체로 닉네임 옆에 한 달에 쓴 지출 내역 혹은 목표 지출을 표기해 채팅방에 공유한다.
스스로를 ‘거지’라고 칭하는 모습을....